인생의 스승, 책/존 카터 코벨

존 카터 코벨

Ever New 2023. 11. 12. 09:00

존 카터 코벨 (Jon Carter Covell, 1910 ~ 1996)

미국의 동양 미술사 학자이자 일본과 한국 역사와 문화의 연구자이다.  컬럼비아대에서 일본미술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백인 최초의 일본학 박사이기도 하다. 일본문화를 연구하다가 그 근원인 한국문화에 심취해 깊이 있는 연구활동을 벌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원래부터 그가 한국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코벨 박사는  1978년 하와이 주립대학에서의 정년 퇴임 한 다음 날 풀브라이트 연구기금을 받은 경력 교수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그런데 막상 한국 문화 현장에 발을 들여 놓게되자 그동안 그녀가 알아왔던 일본 것과 중국의 미술품들이 한국에서 망명했거나 또는 초청 받은 한국인 예술가들의 손에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누구인들 평생을 바쳐 연구한 업적을 통채로 부정하고 싶었겠는가. 하지만 코벨 박사는 대학에서 퇴임전까지 수십년 동안의 연구한 자신의 업적을 송두리체 부정하는 내용의 “내가 컬럼비아 대학에서 배운 일본사는 가짜였다”라는 컬럼을 시작으로 고대 시대부터 한국의 일본 문화에 대한 영향을 1,400여 편의 책과 글 통하여 발표하기 시작 한다. 이력은 다음과 같다. 

  • 1910년, 미국 위스콘신 태생
  • 오벌린 대학에서 에드윈 라이샤워(Edwin Oldfather Reischauer, 전 주일대사, 동양사학자)와 함께 일본사를 전공
  • 1930년 콜럼비아대학원에서 일본인 미술사학자 후쿠이리키치로(福井利吉郞, 1886~1972)와 미국인 미술사학자 랭던 워너 (Langdon Warner, 미군정하 경주 호우총발굴 참관)의 지도로 동양미술사를 전공
  • 1933년 ~ 1936년, 프랑스 파리 대학에서 고고학 연구
  • 1941년 ‘15세기 일본선화가(日本禪畵家) 셋슈(雪舟) 연구’로 서양인 학자로서는 최초로 콜롬비아대학원에서 박사학위
  • 1959년 ~ 1978년,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하와이 주립대학에서 한국미술사를 포함한 동양 미술사를 강의
  • 1978년 ~ 1987년, 서울에 체류하면서 영문으로 한국미술사에 관한 1,400편의 글을 발표
  • 1996년 사망

저서

원래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한시대가 저물고 권력이 이동하면 전대의 기억은 누군가에 의하여 왜곡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수정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예술 작품이다. 품격을 갖춘 '美'는 아무리 절대 권력자라 할지라도 모두를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건물과 그림 그리고 특히 종교적 예술품들은 사람을 죽이고 서적을 불태우는 일만큼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코벨 박사가 동시대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이단 같은 주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그는 동양 미술사 연구가 였기 때문에 서적으로 이러한 사실을 간파한 것이 아니라 그림, 불상, 건축물등의 예술품으로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한국의 고대사 연구는 많은 제약이 놓여 있다. 북쪽은 삼팔선으로 막혀 있고 민족의 원류로 여겨지는 만주와 그 주변 영토는 이제는 우리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오랜 기간의 침탈과 식민지 지배는 고대 원류를 파악 할 수 있는 무수한 도서와 기록이 소멸되게 만들었다. 이에 어떠한 주장을 하더라도 근본 없는 잡설로 쉽게 치부 할 수 있는 상황에 코벨 박사는 '문화재'라는 정량적 근거로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어쩌면 한국인보다 더 한국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그분의 저서를 꼭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현재 한국에서 판매 중인 존 카터 코벨 박사의 저서는 아래와 같다. 

  • 부여 기마족과 왜 (출판 : 글을 읽다)
  • 일본에 남은 한국 미술 (출판 : 글을 읽다)
  • 한국문화의 뿌리를 찾아  (출판 : 눈빛)

나아 가며 

모든 코벨 박사의 서적에는 한국사 교육에 소극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부여라는 민족의 두번째 국가가 유달리 많이 나온다. 기마 민족은 습성상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그 영토나 영향력은 매우 가늠하기 힘들고 상상을 뛰어 넘을 수 있다. 아마 부여족은 기마 민족이었으므로 한곳에 정착하여 기록을 남기기 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땅을 찾아 다녔기 때문에 이동중에 많은 국가를 건설 했지만 그 근거를 찾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많이 왜곡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명문화된 기록물을 가늠해 보아도 고구려, 백제 그리고 일본의 고대 정권이 부여족에 의하여 건국 되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앞으로 한국이 좀 더 세계로 뻣어나가 가기 위해서는 코벨 박사와 같은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더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야 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