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 가며
방위산업은 그동안 대 기업에는 큰 돈이 되지 않았던 사업이었다. 정부라는 안정적인 공급처가 있었지만 반대로 국가를 대상으로 큰 이윤을 남기는 것은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약간의 의무감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계륵으로 여기어지던 사업이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다. 다극화라는 세계 체제의 변화에 따른 국제 분쟁 그리고 유럽과 중동에서의 전쟁 발생이 내수가 아닌 수출이라는 새로운 판로를 열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고객만을 바라봐야 했던 방산 기업들에게는 일부 국가를 제외한 세계의 대부분의 '정부'들이 고객이 된것이다.
방위산업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기술의 발전이 우주항공, 모빌리티, 로봇 그리고 AI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의 발전은 인류를 더 이상 인류를 지구에만 머물게하지는 않을 듯 하다. 이미 상업용 위성과 사기업의 발사체가 일반화 되었고 달과 화성 탐사가 준비 중이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우주항공 그리고 로켓이라는 발사체 연구가 가장 많이 되어 있는 분야가 어디일까? 바로 방산이다. 과거에는 돈이 안되지만 의무감으로 운영하던 사업이 이제는 미래의 먹거리가 되고 있는것이다. 또한 가장 빨리 장비가 무인화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분야 또한 방위 산업 분야이다. 언제든 병력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전장에서 제품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원격으로 무기를 조정하는 것이다. 최근의 전쟁의 반향을 바꾸는 있는 무인 공중, 해상 드론을 생각해 보면 이미 로봇 전쟁이 SF 영화에만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방위 산업의 무기 체계는 AI 기반의 항공, 밧데리 그리고 로봇 기술이 총 망라된 제품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향후 민수시장에도 손쉽게 이식될 것이고 방산기업 (또는 협력업체가)이 주방용 로봇이나 에어 택시를 만들어 팔아도 전혀 이상 할 것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트랜드 변화를 좀 더 살펴보기 위하여 현재 조단위 이상의 매출로 방산 체계를 납품하고 있는 상위 5개 업체를 비교해 보았다. 투자의 관점에서 업체를 비교해보면 결국 향후 산업의 발전을 좀 더 냉정하게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현황 뿐만아니라 매출과 주식 상황도 확인하고자 한다. 아래의 5개 업체 외에도 상당한 업력을 가지 업체도 많지만 최근에 수출에 많이 관여되어 언론에 상대적으로 더 노출 된 회사를 중심으로 업황을 비교해 봄으로써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업계 현황
우리나라의 2018 ~ 2022년 방산 수출시장 점유율은 2.4%로 세계 10위권 정도이다. 직전 5개년 (2013~2017년) 조사에서는 1.3%에 그쳤던 점유율에서 대폭 상승한 수치이다. 8위 스페인(2.6%)과는 근소한 차이고 전통적인 무기수출 강국인 이스라엘 (2.3%)과 비교에도 앞선 수치이다. 다년 기준이 아닌 2022년 기준으로는 산출 방식에 따라서는 약간 다르지만 약 6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냉전시대의 종말과 함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방위산업 분야의 지출을 줄이고 있었지만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은 근 70년간 무기체계의 개발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약 30년전의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러시아와의 경제 및 군사적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국내 방산 체계를 서방 무기와 호환되면서도 동구권 무기의 장점을 혼합 할 수 있는 기획를 주게된다.
최근 러우, 이팔 전쟁의 발발과 양안과의 갈등 심화는 독보적인 경제성과 성능을 갖춘 대한민국의 방산 업체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업체간 매출 비교
2023년 추정치 기준으로 총 5개 회사의 최근 5년간 매출을 비교해 보았다. 최근 M&A를 진행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정치 기준으로 가장 높은 8.6조가 예상되고 포탄 및 탄환을 납품중인 풍산이 뒤를 잇고 있다. 작년과 올해 발생한 러우 전쟁과 중동의 분쟁으로 수주잔고의 큰 증가로 올해 모든 회사들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민수 분야의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그 비중을 고려하여 참조하는 것이 좋겠다.
단위 (원) | 2019 | 2020 | 2021 | 2022 | 2023 (추정)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5.2조 | 5.3조 | 5.5조 | 6.5조 | 8.6조 |
풍산 | 2.4조 | 2.5조 | 3.5조 | 4.3조 | 4.2조 |
KAI (한국우주항공) | 3.1조 | 2.8조 | 2.5조 | 2.7조 | 3.7조 |
현대로템 | 2.4조 | 2.7조 | 2.8조 | 3.1조 | 3.4조 |
LIG넥스원 | 1.4조 | 1.6조 | 1.8조 | 2.2조 | 2.4조 |
영업이익 기준으로 업체를 비교해 보았을 때 5개 업체 모두 우상향을 나타내고 있다. 업체들의 모든 사업 구성이 민수용 제품과 섞여 있지만 방산 부문의 수주 폭증과 매출 향상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단위 (원) | 2019 | 2020 | 2021 | 2022 | 2023 (추정)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1,652.2억 | 2,439.4억 | 2,770.9억 | 3,772.1억 | 6,440.9억 |
풍산 | 411.4억 | 1,212.0억 | 3,141.2억 | 2,316.1억 | 2,565.0억 |
KAI (한국우주항공) | 2,755.6억 | 1,395.2억 | 582.5억 | 1,416.1억 | 2,664.0억 |
현대로템 | -2,799.3억 | 820.6억 | 802.1억 | 1,474.8억 | 1,941.1억 |
LIG넥스원 | 181.0억 | 637.4억 | 972.0억 | 1,791.1억 | 1,961.9억 |
업체간 주식 비교
시가 총액 ('23년 10월말 기준)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그리고 풍산 순이다. 동제련과 탄환 생산이 주력인 풍산이 매출이 4조원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총이 아직 1조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벤자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에 의하면 방어적투자자의 종목 선택 기준 중에 적절 PER (Price-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를 15이하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KAI를 제외하면 모두 이 조건에 만족한다. PER란 현재의 주가를 주당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므로 수치가 높을 수록 이익율 대비 고평가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PER의 관점에서 아래의 수치는 KAI가 고평가되어 있다기보다는 나머지 업체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일 듯 하다.
EPS (Earning Per Share, 주당순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전 년도 대비 증가율이 약 401%로 매우 높다는 것이다 ('20년 / 2,388원 → '21년 / 4,989원 → '22년 / 3,967원). 타업체도 작년대비 상승을 나타내거나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증가율은 앞도적이다. 그 만큼 올해 수주 물량의 증가가 직접적인 순익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는 의미이다.
PBR (Price Book-value Ratio)은 주가를 주당순자산 (BPS)으로 나누어 계산하는 것으로, 주가순자산비율에서는 풍산이 가장 낮다. 통상적인 의미로 적절한 수준의 PBR이 1배임을 고려하면 풍산만이 이 기준을 만족한다. 물론 이 기준을 일률적으로 다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는 풍산이 금속 산업을 기반으로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시설 투자 비중때문에 순자산이 높게 잡혀있기 때문이다.
배당 기준으로는 '22년도 기준으로 다섯개 회사중에 LIG넥스원이 가장 많이 지급하고 있으나 현재 10월말 기준으로 주가를 고려하면 풍산의 상대적 수익율이 가장 높다.
단위 (원) | 시가 총액 | PER | EPS | PBR | 배당 (전년 기준)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4조 9,415억원 | 6.13배 | 15,933원 | 1.42배 | 1,000원 |
KAI (한국우주항공) | 4조 6,349억원 | 64,78배 | 734원 | 3.21배 | 250원 |
현대로템 | 2조 5,921억원 | 11.28배 | 2,105원 | 1.62배 | N/A |
LIG넥스원 | 1조 8,876억원 | 14.70배 | 5,835원 | 1.88배 | 1,500원 |
풍산 | 9,542억원 | 5.85배 | 5,824원 | 0.48배 | 1,000원 |
나가며
역사적으로 국가간의 전쟁은 결고 우발적인 것은 없다. 오랜 시간동안의 경제적, 정치적 또는 문화적 갈등이 지속되다가 폭발하는 것이 전쟁이다. 따라서 이러한 갈등이 해결되거나 그 이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현재 세계적으로 발생 한 분쟁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렵다.
혹여 근 시일내에 전쟁이 종식된다고 하더라고 일단 당겨진 군비 경쟁은 꽤 오랜기간 시속 될 것이다. 무기체계라는 특징이 오랜 사용성 평가를 요하는 제품이므로 단기간에 내재화 할 수 없고 결국 각국의 무기 수입은 증가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수요의 발생으로 한국의 방산 수출은 당분간 상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하여 우주 항공과 무인 체계의 수요 발생은 전쟁이 아닌 또 다른 기회를 방산업체계에 줄 수 있다고 예상된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많은 기술들이 원천을 따라가보면 무기 체계 개발에서 시작 된 것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추정이 허황 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방산 업계가 이러한 사업 확장의 기회를 단순히 지금의 제품 판매에만 국한하지 말고 좀 더 미래를 바라보고 제품의 확대를 고려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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